지혜의 샘님과 대화2017. 8. 21. 08:00

아빠의 도움을 받아 양치를 마친 그녀가 주방에 있는 나에게 달려왔다.
입을 동그랗고 크게 벌려 입안을 훤히 보여주며 그녀가 말했다.

그녀: 엄마! 나 양치했어요. (입을 아~~ 벌리고선) 봐봐요! (더 크게 벌린다.)

나: 우와. 정말 깨끗하게 닦았네. 반짝반짝거린다.

그녀: (자랑스럽게 한 번 더 크게 입을 벌려 반
짝거리는 치아를 보여주고선) 엄마도 치카했어요?

나: 그럼~ 엄마도 했지. (아아~~ 최대한 크게 벌려서 치아를 보여주었다.)

그녀: 우와~ 엄마도 정말 깨끗하게 닦았네요. 달님처럼 반짝거려요.

나: (아아.... 감동이다. 달님이라니. 우리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그림책 <달님, 안녕>의 그림을 떠올리며...) 정말? 달님처럼 밝아?

​그녀: 응! (입을 크게 한 번 더 벌려 보여주고는...) 엄마, 나는 햇님처럼 반짝거리고요. 엄마는 달님처럼 반짝거려요. (까르르르르)

나: 정말? 엄마 정말 행복해. 제이('그녀'를 부르는 별칭)는 햇님, 엄마는 달님. 제이의 표현이 정말 아름답고 멋져. 고마워요. 우리 이제 그림책 고르고 잘까?



​매일 하는 양치가 오늘 저녁처럼 특별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던 날은 없었어요.
사실 대부분의 날들은 양치가 곧 전쟁이죠.

오늘 저녁 그녀의 비유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어요.
제 가슴이 얼마나 뛰었는지 그녀는 아마 잘 모를거예요.

그녀가 조금 더 자라면 오늘 저녁 특별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녀와 얘기나누고 싶어요.
그래서 자려다 말고 벌떡 일어나 적어봅니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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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JJ저널